[차길진 칼럼] 영적 감응력, 노력으로 높일수 있어
길을 걷다 밤하늘의 별을 본적이 있나요. 요즘은 공해가 심해서 시골에나 가야 밤하늘의 별을 볼 수가 있다.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도시에서 집단 소등을 하면 하늘에 가득한 별들이 장관이었다. 최근에는 폭우로 하늘의 먼지가 씻겨나가면 그나마 별이 보이는 정도이니 별 보기가 점점 어려운 세상이 됐다.
몇 년 전 나는 카리브 해에서 북두칠성 중 하나의 별을 보고 신비한 경험을 했다. 모두 아름답다고만 느꼈는데 일행 중 한 분이 유독 그 별이 너무나 크게 보인다며 깜짝 놀라는 것이 아닌가. 공해가 없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그 별을 유심히 봤더니 나 또한 별이 너무나도 환히 보였다.
예부터 별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다. 별로 점을 친다, 별이 운명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상식으로 통하던 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도시에 살면서 그런 생각들도 점점 기억 속에서 멀어지고 내 운명이 어찌 될지도 스스로 점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밤하늘의 별로 운명을 볼 수 있는 순수성은 사라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멕시코에 갔을 때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고원지대에 뜬 별은 저승을 인도해주는 횃불이자 등대라고 설명해 주었다. 반면 카리브 해의 별은 그때와는 달리 어떤 영성을 주는 크나큰 별이었다. 단지 크기가 크게 느껴지기 보다는 마음속에 커다랗게 와 닿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문득 의문 하나가 들었다. 왜 같은 별을 보면서도 일행 중에 유독 나와 그 사람만이 그런 느낌을 얻었을까.
그 당시 그는 나이가 칠순으로 앉았다 일어서기를 수백 번 반복해도 지치지 않을 정도로 체력이 좋은 분이었다. 얼굴에 건강이 넘쳐흘러 몸뿐만 아니라 영적으로도 큰 감응을 받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궁금해 했던 그 의문은 나중에 자연스럽게 풀렸다. 그는 카리브 해에서 특별한 일을 겪기 이전에 이미 오랫동안 수행을 했다고 했다. 그것도 모르고 사람들은 그가 받은 영적 감응이 그저 우연한 행운인양 생각했다.
이는 마치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떨어지는 사과 한 알을 보며 느닷없이 깨달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뉴턴이 평소에 얼마나 많이 연구했으며, 또 하루에 몇 번이나 동일한 현상을 보며 그런 큰 법칙을 떠올렸겠는가.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고 깨달았던 샛별 또한 인류가 무수히 많이 보아온 평범한 광경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이전의 부단한 수행을 마무리 지으며 결국 최고의 깨달음을 얻었다.
그날 카리브 해에 뜬 별을 보며 나는 보이는 것이 단순함을 넘는 깨달음임을 새삼 깨달았고, 그리고 나와 같은 느낌을 받은 그분을 통해 부단한 노력만이 자신의 영적 감응력을 키울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