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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의 무역이야기]

남-북-미 FTA는 북한을 퀀텀점프 시킬 수 있어

조세일보 | 홍재화 필맥스 대표 2021.05.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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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가 소프트웨어 강한 북한에 호재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전 지구적인 산업구조와 시장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더불어 세계 경제 질서도 이전에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기존과는 다른 경제구조와 경쟁이 발현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동안 느리게 발달하던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특이점에 가까워지면서 산업과 경제사회 구조를 대폭 변화시키고 있다. 

기술의 발전과 전파가 매우 빠르게 전파되면서 이전과 같이 단계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흔히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혁명을 기반으로 한다. 물질적 사회 구조 물론이고 인간의 의식과 생활양식까지 바뀌고 있다. 

1~3차 산업혁명까지는 모든 것은 인간 중심이었고, 그 인간을 위한 기술의 발전이 주된 관심사였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사람 간의 관계만큼 물질과 물질 사이의 관계도 중요시된다. 이제 세상은 사람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인공지능과 같이 이전에 없던 것들이 인간관계에 끼어들고 있고, 그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 사람과 사람 간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 공유되는 초연결의 시대가 된다. 모든 것이 서로 교차하는 데이터로 연결됨으로써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생산 방식이 가능해진다.

모든 사물과 사람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었다. 생산과 분배 체계의 기본 이념은 자유·민주주의가 되었고, 이것이 국가 지배체제가 아닌 나라들은 스마트폰으로 다른 나라의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의 방식을 알게 되었다. 2010년부터 2011년에 튀니지에서 일어난 재스민혁명은 신속한 정보가 정부 권력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이처럼 현재는 어느 시대보다도 과학기술 진보가 사회. 경제. 정치 문제의 모든 부분을 빠르게 재편시키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전자정보 기술 발전은 국가들에 자국의 정책과 경제구조를 기술에 맞게 대폭 조정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컨설팅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5,000만 명에게 라디오가 보급되는 데 38년 걸렸으나, TV의 보급은 13년, 인터넷은 3년, 트위터는 단 9개월이 소요되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제조업, 에너지 인프라, 수송방식, 활동 영역 등 모든 분야의 변화를 일으켰다. 디지털 경제의 핵심이 되는 IT 기술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등이며, 기존의 시장 거래구조, 기업구조, 고용구조와 더불어 무역구조에도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모든 나라의 모든 기업에서 골고루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발된 기술은 모든 기업이 똑같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가 아니다. 기술은 쉽게 독점할 수가 있고, 투자자와 사업화에 성공한 기업이 일시적이라도 세계 시장에서 독점될 수 있다. 혁신을 일으킨 기술과 지식을 성취하고, 이를 바탕으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경제 성장과 국제 경쟁력의 요인으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과 정부는 최첨단 기술에서 앞서가고, 보유한 기술의 국제적 파급을 지연시켜 자국 내 온전히 머무는 시간을 연장하려고 한다. 기술 발전이 혁명적일 경우 국가와 기업 간의 상대적 지위가 역전되어 기술적 추월을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국의 일본에 대한 기술적 추월과 시장점유율 역전이다. 

1990년 이후 한국의 조선·해양,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다수 산업이 일본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넘어섰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2019년 한국 53.2%, 일본 8.2%로 압도적인 차이로 일본의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을 추월하였다. 이처럼 기술은 국가 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세계 각국은 기술과 관련된 국제 경제 질서를 자국에 유리하도록 구축하고자 노력하였다. 

국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선진국 대부분이 기술이전에 인색해졌다. 연구개발에 대한 보조금 및 지적 재산권에 대한 국제 규제가 심해지는 등 기술을 둘러싼 국제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새로운 경쟁우위 요소로서의 기술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

남-북-미 3국의 기술과 생산의 역학관계 
세계 경제가 국제화되면서 단순히 무역 및 현지 직접투자뿐만 아니라 판매, 부품 조달, R&D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도 기술과 생산의 문제로 인하여 야기되었다. 국가별로 각자의 경쟁력에 따라 부가 가치사슬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다를 수밖에 없다. 글로벌 가치사슬 안에서 국제 무역은 기술 발전의 정도에 따라 상품의 생산 과정과 소비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중요해졌다. 특히 4차산업 혁명 시대 부가가치가 단순히 상품을 제조하는 과정보다도 연구개발이나 브랜드 등 가치사슬의 다른 부분에서 더 크게 나오기 때문에 글로벌 가치사슬에 참여하는 깊이와 폭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남-북-미 FTA로 연결된 자유무역지대는 4차 산업혁명의 초연결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최적의 가치사슬을 만들 수 있다. 우선 북한을 보자. 북한은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인 초연결에 대한 인프라가 거의 없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새로운 초연결 시대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존 시설이나 인력의 저항이 전혀 없다. 

이는 마치 중국이 유선 전화 시대가 미약했기에 곧바로 무선전화로 넘어가고, 확고하게 조성된 택시 산업이 없었기에, 우버 택시가 중국에서 저항이 없이 시작할 수가 있던 것과 마찬가지이다. 정보통신기술(IT) 산업은 정보통신 기기, 서비스망,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한 제품과 서비스가 융합된 산업 분야이다. 향후 인류의 발전 방향의 대부분을 지향하는 산업 분야이다. 

따라서 ICT 분야는 남북교역에서도 집중해야 하는 분야이다. 다행히 남한은 앞서가는 ICT 나라이고, 북한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이 분야야말로 교역에서 시너지효과를 내야 한다. ICT 산업은 파급효과와 투입 대비 효과가 크고 남북한이 협력하기에 좋은 분야이다. 과거에 추진된 남북 과학기술 협력에서 ICT 분야가 상당한 이바지를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공업을 중심에 두고 경공업 인프라를 키우지 못한 것이 북한 경제 파탄의 중요한 원인이다. 그리고 현 상태를 지속한다면 북한이 세계 기술 발전의 추세에 급격하게 뒤처지게 된다. 이러한 간격을 메우면서 한반도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은 바로 북한을 급격하게 발전시키는 전략이다. 바로 '북한 퀀텀 점프 전략'이다. 

경제 규모가 미약하고 발전은커녕 후퇴하고 있는 북한은 대규모 자본을 동원하여 4차 산업혁명에 참여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그렇다고 중국과 같이 저부가가치의 제조업부터 다시 시작할 수는 없다. 남-북-미 FTA는 북한을 경공업 -> 중공업 -> ICT의 순서대로 차근차근 발전하는 단계를 벗어나, 단숨에 초연결 기술의 선도국가로 발전시킬 수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2G 통신에서 빠르게 4G로 나아가려고 하는 것과 같다. 북한의 ICT 기반 인프라가 미약하기에 4G 시대로 퀀텀 점프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ICT 기술의 대부분은 미국 기업에서 나오고 있으며, 한국 기업도 글로벌 ICT 선두 주자이다. 이러한 남한-미국 양 ICT 강대국이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개발된 신기술을 샘플 도시를 우선 북한의 평양, 청진 같은 도시에 또는 남한-미국의 접근이 쉬우면서 규모가 크지 않은 황해도 해주시에 소규모 샘플 도시를 만들어 실험해볼 수 있다. 샘플도시를 만들고, 북한에 초연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남한-북한이 이미 실험해본 개성공단, 남북교역의 경험을 되살려 협력하면 가능하다. 

현재 어려워지는 경제 속에 예측 불허의 정치·군사적 상황에 부닥쳐있는 북한을 정상 국가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남-북-미 FTA를 시급하게 실행하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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