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심사·심의를 위해 외부인사 4인을 포함한 7인으로 구성되는 세무관서의 심의위원회의 외부인사 상당수가 '내부인사나 다름없는' 국세공무원 출신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이 각 지방청과 전국 107개 세무서에 설치 운영하고 있는 '과세전 적부심사위원회'와 '이의신청 심의위원회'의 경우 세액고지의 전과 후에 납세자가 제기한 이의의 타당성 여부를 따지는 사전·사후불복제도이기 때문에 외부위원의 공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국세기본법시행령 제63조 및 제54조에 따라 외부위원의 자격은 '법률 또는 회계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로 규정돼 다양한 인적구성이 가능토록 하고 있으나 두 위원회 모두 과반수 이상이 세무사로 채워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국의 각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의 경우 국세청 본청, 6개 지방청, 107개 세무서의 총 외부위원 464명 중 246명이 현직 세무사로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또 이의신청심의위원회도 외부위원 458명 중 전체의 60.3%인 276명이 현직 세무사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위원회에는 심사·심의의 공정성을 우려할 정도로 많은 국세공무원 출신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의 경우 464명의 중 전체의 40.7%를 차지하는 189명이 국세공무원 출신이었으며 이의신청심의위원회는 458명중 절반에 가까운 227명(49.6%)의 외부위원이 국세공무원 출신이었다.
더욱이 외부인사인 세무사 중에서도 국세공무원 출신이 상당수에 달해 실제 국세공무원 출신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
과세적부심사위원회 중 3명 이상의 국세공무원 출신 세무사를 외부위원으로 두고 있는 세무서가 17개(15.9%)에 달하며 4명 전원이 국세공무원 출신 세무사인 경우도 남양주, 김해, 안양세무서 등 3곳이나 됐다.
이러한 상황은 이의신청심의위원회도 마찬가지로, 국세공무원 출신 세무사가 3명이상 외부위원을 꿰차고 있는 세무서가 전체의 25.2%에 달하는 27개서에 이르렀으며, 4명 전원인 경우도 남대문, 서초, 역삼, 수원, 시흥, 광주, 김해세무서 등 7곳에 달해 심사와 심의의 공정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함께 이들 위원들의 임기 또한 2년임에도 연임이나 중임에 관련한 조항이 따로 없어 4년 이상 활동중인 외부위원도 과세전적부심사위원회에 32명, 이의심의위원회에 42명 등 총 64명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세무사 및 국세공무원 출신들의 외부위원 참여는 지역세무행정의 토호화와 함께 공정한 심의를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법률 또는 회계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로 돼 있는 외부위원 자격요건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장기 위촉을 차단할 수 있는 임기규정 명확화와 교수·시민단체관계자·언론인 등 위원 구성의 다양화를 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