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부, HBM 대상 품목에 추가…韓기업도 적용
中, 즉시 반발…"경제적 강압 행위·단호히 대응할 것”
◆…미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장비와 AI 메모리 칩 판매에 관해 추가 규제를 고려 중이지만 초기 제안된 조치보다는 수위 규제가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28일(현지시간) ASML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의 주가가 급등했다. <사진 로이터>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해 또다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에는 인공지능(AI) 개발에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제재도 포함돼 있어 한국기업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수출대상 품목에 HBM 제품을 추가한 보완 규정을 발표했다.
BIS는 "첨단 AI모델과 슈퍼컴퓨팅 응용 기술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제공하는 특정 HBM 제품에 새로운 규제를 도입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관리들은 이러한 규제가 중국의 고급 무기와 인공지능에 중요한 기술을 국산화하는 능력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나 라이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앞서 "새 규제는 획기적이고 광범위하다"라고 밝혔다.
규제에 포함되는 규격은 '메모리 대역폭 밀도'가 평방밀리미터당 초당 2GB보다 높은 제품인데 이는 사실상 모든 HBM을 포함한다는 의미다.
상무부는 또한 이번 수출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적용했다. 이는 다른 국가에서 제조된 제품이라도 미국산 장비, 소프트웨어, 또는 기술이 사용되었다면 수출통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설계와 제작에 미국 기업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신 수출 규정에 따르면 이제 HBM 제조업체들은 미국 상무부의 허가 없이 중국에 제품을 선적할 수 없다"며 "HBM의 주요 제조업체는 한국의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그리고 미국에 본사를 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라고 전했다.
중국 측은 즉시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146개 중국 기업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하고 중국과 제3국과의 무역에 간섭하기 위한 롱암법을 행사하고 있다"며 "경제적 강압 행위로 불공정한 시장 관행에 해당한다"라고 지적했다.
롱암법(Long Arm Statute)이란 관할권을 해당 지역 외부에서 발생한 사건이나 외국 거주자에게까지 확장하는 것을 뜻한다.
대변인은 이어 "우리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