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주식양도차익 과세제도가 현행 증권거래세보다 개미 투자자들에게 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양도소득 기본공제를 확대하는 등 주식양도차익과세의 충격을 완화할 장치를 마련할 경우 실질적으로 소액투자자에게 비과세·감면 혜택이 돌아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성훈 한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사진)는 주식양도차익과세 도입을 주제로 진행된 조세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식양도차익과세 방안이 증권거래세가 부과되는 것보다 소액투자자에게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소액투자자에게 양도소득 기본공제를 확대할 경우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며 "소액투자자가 확대된 소득공제를 초과해 이익을 얻는 경우에는 투자이익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므로 과세해도 납세자 불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장기보유시 추가공제 또는 세율인하 혜택을 주고, 이월공제를 허용한다면 소액투자자에게는 증권거래세 부과보다 주식양도차익과세가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주식양도차익과세가 전면적으로 실시될 경우 거래침체 등 시장에 가져올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주식시장 관계자들의 우려에 대해서도 단순한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과세되는 소액주주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면 시장 참가자들의 조세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장기·소액투자자에 대한 소득공제 등 과세 충격을 완화시킬 방안을 마련한다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주식양도차익과세 방안은 주식도 이자나 배당 등 다른 금융소득과 동일하게 과세한다는 것"이라며 "다른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소득은 모두 과세하는데, 주식양도차익만 비과세할 이론상 근거도 미약하다"고 말했다.
다만 "주식뿐만 아니라 파생상품, ETF, 채권, 파생결합증권 등 다른 금융상품 양도차익 과세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금융상품을 통한 조세회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최근 과세당국이 주식양도차익과세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공평과세 원칙상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찮다.
☞ 현행 소득세법에서도 주식양도차익은 과세되고 있다. 다만 대주주보유주식, 비상장주식 등 일부 주식에만 과세되고 소액주주의 상장주식 양도차익은 과세되지 않는다.
정부가 추진하는 주식양도차익과세 도입방안은 과세되는 주식의 범위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소액주주의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과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이자나 배당 등 다른 금융소득과 같이 과세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이자·배당소득은 소액투자도 모두 과세되는데 비해 주식양도차익만 소액주주에 대해 비과세할 이론상 근거는 미약하다.
다만 주식뿐만 아니라 파생상품, ETF, 채권, 파생결합증권 등 다른 금융상품의 양도차익이나 자본이득 과세도 같이 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금융상품을 통한 조세회피를 초래하고, 금융상품간 과세 형평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 현재 주식에는 증권거래세가 부과되는 상황에서 주식양도차익과세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주식 과세 방법으로 증권거래세보다는 양도차익 과세가 실질과세원칙과 공평과세원칙에 더욱 부합한다. 양도차익 과세는 투자자들에게 예상 투자손익에 대한 과세를 고려해 장기적인 투자전략을 모색하게 함으로써 주식시장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상장주식에 증권거래세가 부과되고 있기 때문에 주식양도차익에 과세할 경우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거나 세율을 크게 낮추지 않는다면, 투자자 과세부담을 가중시켜 거래위축 등 주식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증권거래세와 주식양도차익과세의 중장기적 세수효과를 비교할 경우 어떤 세목이 재정확충에 유리한가.
☞ 주식양도차익과세 도입 초기에는 소득공제금액, 이월과세기간, 세율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세수를 확보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광범위한 소득공제 또는 이월공제 등을 허용할 경우 주식양도차익과세가 중장기적 세수효과 측면에서 증권거래세에 비해 반드시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식에 대해 증권거래세를 부과하는 것보다는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것이 조세원칙과 주식시장 발전에 더욱 부합되는 측면이 많다.
□ 주식양도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소득 또는 세금에서 직접 공제해주는 방안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세율을 비롯해 구체적인 과세 수준은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
☞ 주식은 부동산 등 다른 자산과 달리 단기간 가격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양도손실을 이월해 공제해주지 않을 경우 투자자의 과세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일정 기간 동안 이월공제를 실시해 주식양도차익과세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주식양도차익 과세방안을 도입할 경우 현재 부동산, 비상장주식 등에 적용되는 250만원의 양도소득기본공제를 크게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주식 장기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1년 이상 보유시 보유기간별로 차등해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있다.
이자나 배당 등 다른 금융소득과 마찬가지로 원칙적으로 원천징수로써 납세의무를 종결할 수 있도록 하고, 세율도 다른 금융소득과 동일한 수준으로 설정해 투자자의 납세편의를 도모해야 한다.
□ 과거에도 정부가 주식양도차익과세 도입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주식시장의 반대에 부딪혔고, 시장에 미칠 부작용이 크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 물론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전면적으로 과세할 경우 주식시장에 단기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과세되는 소액주주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 주식양도차익 과세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면 시장 참가자들의 조세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동시에 장기보유 또는 소액투자자에 대한 소득공제, 양도손실 이월공제 등과 같은 과세 충격을 완화시킬 방안을 마련한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부작용이 크다고 우려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주가에 미칠 영향을 시뮬레이션하는 등 실증분석을 통해 주식수익률 하락, 시가총액 감소 등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효과를 측정하는 방안을 강구해야한다. 주식시장 관계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할 필요도 있다.
□ 주식양도차익과세제도를 도입할 경우 개미투자자 등 일반 납세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은 없나.
☞ 소액투자자에게 양도소득 기본공제를 확대할 경우 실질적으로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만약 소액투자자가 확대된 소득공제를 초과해 이익을 얻는 경우에는 투자이익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과세하는 것이 일반 납세자들에게 불이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장기보유시 추가공제 또는 세율인하 혜택을 주고 이월공제를 허용한다면 소액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증권거래세가 부과되는 것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