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입 여부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이 한창 저울질 중인 주식양도차익 과세제도와 관련, 제도를 전면 도입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현행 증권거래세 제도보다 세수 확충에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종전에 비과세였던 소액주주의 범위와 양도차익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제도 초창기 세수효과에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향후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가치와 규모가 점차 높아질 경우 양도차익 전면과세가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박 훈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사진, 전 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는 최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양도차익 전면과세는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공평과세 측면과 향후 파생금융상품시장에 대한 과세를 위해선 주식양도차익 전면과세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양도차익으로 이득을 얻고 있는데, 일부 이를 과세하지 않는 경우 주식 보유단계에서 배당소득으로 과세되는 것과 비교해 세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과세를 논의할 때, 기초자산의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으면서 파생금융상품의 과세를 인정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구체적인 과세형태와 관련해선 양도차손을 인정하되 현행 수준(연간 250만)보다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제도 초반에는 소액주주 등에 대해 분리과세(세율 10%)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소액주주 세 부담이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 일정금액 소득공제 형태로 일시적으로 부담을 완화해 줄 수도 있지만, 한번 주어진 소득공제를 줄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재 양도소득 기본공제 250만원 한도 이상의 혜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도차익이 크지 않은 소액주주의 경우 현재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14%) 등과 비교해 볼 때 10%의 분리과세 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과도기로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주식양도차익 과세의 경우 주식가치의 등락 및 세율 등에 따라 세수확충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며 "주식가치가 점차적으로 높아진다면 거래세 보다는 양도차익 전면과세에 따른 세수입이 중장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과세제도 도입에 따른 개미투자자들의 불이익 가능성에 대해선 "과세 전환으로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게 되고, 양도손실에 과세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세 부담이 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 최근 정부가 올해 세법개정안에 주식양도차익과세 도입 방안을 담을 것으로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과세도입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은?
☞주식양도차익의 전면과세는 필요하다.
다양한 금융상품이 등장하면서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금융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이득을 얻고 있는데 일부 이를 과세하지 않는 경우 주식 보유단계에서 배당소득 과세되는 것과의 비교하여 배당이 아닌 양도를 통해 세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과세를 논할 때 기초자산의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으면서 파생금융상품의 과세를 인정하는데 논리적으로 타당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등 과세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를 해야 한다.
□ 이미 제도 도입이 여러 차례 추진됐지만 주식시장 관계자들의 반대가 거셌다. 해외자본이 유출 등 예상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식은 기업의 자금조달과 관련된 것이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종전에 법제도적, 세제상 여러 혜택이 주어졌다.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전면과세는 이러한 세제상 혜택을 더 이상 주지 않는 것으로 비추게 됨으로써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실제로 주식양도차익 전면과세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주가가 내려가는 영향을 줄 때도 있었다. 1989년 대만의 실패사례도 이러한 주식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듯이 분명히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전면과세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시점에 어떠한 방식으로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전면과세를 도입하는지에 따라 그 제도의 성패가 달라질 수 있다. 대만의 경우처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경우도 있고, 중간단계를 걸쳐 전면과세에 도달한 일본의 경우도 있다.
□ 현재도 주식거래에 대해 증권거래세가 과세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주식양도차익과세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거래단계에서 과세되는 것과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되는 것은 다르다.
거래단계에서 부담하는 것은 주식을 통한 양도차익의 일부를 미리 내는 의미도 가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양도차익 전면과세는 주식의 상장여부, 주식보유자가 대주주인지 여부 등에 따라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 소득이 있다면 과세가 된다는 원칙을 적용하자는 차원의 이야기다.
□ 제도가 도입될 경우 세율이나 공제혜택 등 구체적인 과세 방법은 어느 정도 수준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제도 도입을 하더라도 과도기적으로 일부 완화된 형태를 선택할 것인가, 소득과세 공평이라는 원칙에 부합된 제대로 된 모습을 선택할 것인가 입장이 나뉠 수 있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볼 때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은 상장주식 전체로 확대하더라도 세율, 양도차손, 소득공제, 신고납부 또는 원천분리과세 여부, 증권거래세와 병행여부 등에서 과도기적인 모습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점이 많이 있다.
상장주식 소액주주 장내거래에 대해 비과세되던 것을 전면과세하면서 소액주주 세부담이 늘어나는 부분에 대한 고려는 일정금액 소득공제 형태로 일시적인 부담을 완화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한번 주어진 소득공제를 줄여주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재 양도소득 기본공제 250만원 한도 적용받는 것 이상의 혜택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주식투자에 대한 손실을 입은 자가, 다른 양도차익, 다른 종합소득이 있는 경우에 그 기간 동안 어느 정도 세부담을 하여야 하는지 정하는 것은 쉽지는 않다. 양도차손을 제한 없이 인정해 주는 경우에는 일부러 양도차손을 미리 또는 나중에 냄으로써 손익을 조작할 우려도 충분히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종전 그러한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주식의 경우에는 전면 과세되어 왔고, 지금은 상장주식의 경우 과세되지 않았던 경우에 과세되는 경우라서 그 문제는 그리 크지 않다. 종전 주식양도차익 과세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양도차손을 인정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세율과 관련, 종전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일부 과세가 되는 경우 10%, 20%, 30%의 분리단일세율이 적용됐다. 소액주주 상장주식 등도 전면 과세로 바뀌는 경우 대주주의 경우 종전 10%~30%의 분리과세가 종합소득세 세율(6%~38%)과 비교하면 낮은 세율일 수 있지만, 양도차익이 크지 않은 소액주주의 경우는 10% 세율도 6% 종합소득세 세율과 비교하면 높은 것일 수 있다.
종전 비과세된 부분에 대해서는 분리과세세율 10%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과도기로서 고려해 볼 수 있다.
한편 주식양도차익 과세시 세율은, 주식을 보유할 때의 배당소득의 경우 분리과세되는 경우의 세율(14%)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주식양도차익과 배당소득은 주식 관련 이득이라는 점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 간의 세부담의 차이는 주식보유 및 처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배당소득도 금융소득 기준금액 기준이하의 경우 원천분리과세 되듯 주식양도차익도 기준금액 이하의 경우 원천분리 과세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주식양도차익과세를 도입할 경우 증권거래세에 비해 세수가 많이 걷힐 것으로 예상하나.
☞주식가치의 등락에 따라 양자의 세수확충 유리가 달라질 수 있다. 주식양도차익과세에 따른 세율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증권거래세는 2009년 3조500억원, 2010년 3조 6000억원이었다. 한국조세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세율 14% 기준, 2009년도 기준으로 주식양도차익 전면과세 도입시 17조4000억원 세수입이 있다고 한다.
종전에 과세가 되지 않았던 소액주주가 어느 정도이고, 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주식양도차익이 있고, 그리고 그것이 중장기적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는 것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 세수효과는 변동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주식가치가 점차적으로 높아진다면 단순한 거래에 따른 과세보다는 양도차익 전면에 따른 과세 수입이 중장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주식양도차익과세 제도가 도입될 경우 혹시라도 소액 투자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은 없나.
☞이른바 개미투자자로 불리는 일반납세자의 경우에는 주식양도차익이 있는 경우라면 종전 과세되지 않았던 것이 과세가 되므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주식양도차익 과세 전환으로 결국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양도손실에 대해선 세부담을 지지 않는다는 측면에서는 세부담이 줄 수도 있다.
한편 비과세가 과세로 전환되면서 일정금액 이상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만 과세하거나 양도소득 공제를 인정한다면 일반 납세자의 부담을 일부 덜어줄 수는 있다. 그러나 과세형평이라는 차원에서 전면과세로 전환하는 것이라면 예외를 두는 이러한 혜택은 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