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일감몰아주기 과세제도의 본격적인 적용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과세권 행사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국세청은 이미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를 부과하기 위한 기업 대주주와 가족 가계도를 확보하는 등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과세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작업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증여세 부과대상이 가장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세무서를 선정해 예행연습을 실시하며 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 안팎의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세청의 과세권 행사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 예측할 수 없는 재계로선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지난 22일 진행된 김덕중 국세청장과 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에서도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우려가 표출됐다. 중소기업들은 7월 시행되는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에서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기업은 이미 내부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이루진 상태여서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조세를 회피하는 목적이 강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의 계열사 분업은 부품·소재 납품, 원재료 공급 분야 사업시너지를 내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란 논리다.
일감몰아주기 과세제도의 최대 '표적'인 대기업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25일 국세청장 초청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최근 감사원이 지적한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소급과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신고납부 체계로 운영되는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납부방식을 고지납부 체계로 전환해 달라는 건의도 내놓았다.
일감몰아주기 과세제도 자체의 복잡성과 첫 시행에 따른 기업들의 세액계산 난점(難點)을 국세청에 호소, 문제해결을 적극 검토해 달라는 요청이다.
이같은 재계의 우려와는 별개로 국세청은 7월 차질없는 제도시행을 위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시범세무서 지정, 단계별 가상연습 시행
국세청은 지난 2011년 일감몰아주기 과세제도 입법이 완료된 직후부터 이 제도가 안정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단계적인 준비작업을 계속해 왔다.
국세청은 지난해 법원행정처 등 유관기관의 협조를 구해 개인 주주에 대한 가족관계등록자료 등을 수집, 가계도를 구축하는 한편 신고납부 세액을 검증할 수 있는 자체적인 세액계산 프로그램의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분당과 역삼, 삼성, 서초세무서 등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이 밀집해 있는 세무서들을 '표본(시범세무서)'으로 지정, 가계도와 세액계산 프로그램을 활용해 과거 사업연도를 대상으로 ▲과세대상자 확정 ▲세액계산 ▲신고안내 등 단계별 가상연습도 진행했다.
국세청은 일감 몰아주기 신고안내가 시작되는 6월(12월말 결산법인 기준, 현행법상 신고납부시기 : 수혜법인 사업연도 종료일부터 6월) 과세대상자를 추출, 개인 주주와 법인에 대한 신고안내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원활한 기업들의 신고납부를 유도하기 위해 각 세무서에 전문 상담요원을 배치할 방침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