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클럽 회원이 운동기구에서 떨어져 다쳤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따지기가 복잡해진다. 헬스장 운영자의 안전조치 불이행이나 관리소홀은 물론 헬스기구 제조업체의 제조물책임은 없는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63세의 여성인 A씨는 헬스장의 유료회원으로 헬스 기구를 사용하여 운동하던 중 발목을 고정하는 부분이 느슨해지는 바람에 바닥에 떨어져 허리뼈를 다치는 상해를 입었다.
당시 운동기구가 설치된 헬스장의 바닥에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안전매트 등이 없었다. 또 헬스장 면적이 767㎡로 넓은데도 불구하고 1명의 트레이너만 근무하고 있었다.
헬스장에 운동기구를 판매한 B씨가 앞으로 헬스장에 기구를 계속 판매해야할 처지이기에 가장 불리한 위치에 처했기 때문에 먼저 C손해보험회사로 하여금 보상을 하도록 했다. C손해보험사는 B씨와 체결한 생산물배상책임 보험계약에 따라 A씨에게 치료비 640만원을 지급했다.
보험금을 지급한 C보험사는 헬스장을 상대로 헬스장의 운영자로서 안전조치 불이행 및 관리 소홀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따졌다. C보험사는 헬스클럽측에 손해액의 70%인 440만원과 손해사정업체에 지급한 비용 75만원을 구상금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헬스클럽 측은 사용자인 A씨의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여서 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의사항을 기구 몸체에 게시하였고 사고 발생 1달 전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기구를 수시로 관리, 감독하였기 때문에 헬스클럽 측에선 과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서울중앙지법은 해당 운동기구가 제조 및 유통과정에서 사회통념상 당연히 구비할 것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갖추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운동기구 제조업체에 70%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헬스클럽에 대해선 바닥면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안전매트 등을 설치하지 않았고 트레이너를 배치기준인 2명보다 적은 1명의 트레이너를 배치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만 63세의 여성이 추락 등의 위험이 있는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동안 주위에서 지켜보는 등으로 보조하지 않아 업무상 주의의무도 위반하였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헬스클럽의 과실비율을 30%로 정하고 헬스장은 A씨의 손해배상채권을 대위 취득한 C보험사에 지급한 보험금의 30%인 192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C보험사가 요구한 손해사정비용 75만원은 헬스장의 과실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보기 어렵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